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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형 범죄자에게 믿음을 파는 따뜻한 ‘장발장 은행’을 아시나요?

by 에이펙스성형외과 · · 네이버 원문

생계형 범죄자에게 믿음을 파는 따뜻한 ‘장발장 은행’을 아시나요?

생계형 범죄자에게 믿음을 파는 따뜻한 ‘장발장 은행’을 아시나요?



정약용의 문집 <여유당전서>에 보면 ‘人飢三日 無計不出(인기삼일 무계불출)’이라는 우리나라 속담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사람이 사흘을 굶으면 머릿속에 안 떠오르는 생각이 없다는 뜻인데요. 그래서인지 배고픈 조카를 위해 빵 한 조각을 훔치다 19년 동안 옥살이를 했던 장발장의 현대판, 21세기 장발장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합니다.

 


21세기 장발장은 배고픔을 견디지 못하고 생계형 범죄를 저질렀지만 소액의 벌금조차 낼 형편이 못 돼 교도소 내에서 강제 노역을 해야 하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실제로 1년에 4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벌금 낼 돈이 없어 교도소에 가고 있는 실정이라고 하는데요. 이렇게 딱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작년에 시민단체 인권연대는 ‘장발장 은행’을 설립하기도 했습니다.


장발장 은행은 생계형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에 한해 벌금 액수만큼 돈을 대출해주는 곳인데, 기부 후원금으로 운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벌금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해서 무조건 돈을 빌려주는 것은 아닙니다.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7인으로 구성된 대출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선정을 하는데요. 소년소녀가장이나 미성년자, 기초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이 우선 심사 대상에 해당하고, 반면 음주운전이나 성범죄처럼 죄질이 나쁜 사람은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습니다. 대출심사를 통과한 사람들은 장발장 은행에서 최대 300만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는데요. 대출 받은 돈으로 벌금을 내고, 6개월 간의 거치 기간을 거쳐 1년 동안 상환하면 됩니다.

 


시민들의 성금과 후원금으로 장발장은행은 지난 1년 동안 314명의 사람에게 대출을 해줬는데요. 우려와는 달리 133명이 대출금을 갚기 시작했고요. 작년 6월에는 처음으로 전액 상환자가 나온데 이어, 현재 빌려간 돈을 모두 갚은 이는 10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신용조회도, 담보도 없이 오로지 그 사람의 말만 믿고 돈을 빌려주는 장발장 은행. 정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구세주와도 같은 존재이지만 역설적이게도 이 은행의 목표는 문을 닫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왜냐하면 돈이 없어서 교도소에 가야 하는 21세기 ‘장발장’들이 사라지는 것이 은행의 최종 목표이기 때문입니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죠. 아무리 딱한 상황이라 하더라도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은 용서 받기가 힘들 것입니다. 하지만 미리엘 주교가 은촛대로 장발장을 변화시킨 것처럼, 우리도 불평등한 사회가 만든 장발장에게 변화할 수 있는 기회를 한 번이라도 주어야 하는 게 아닐까요?


하루빨리 법률의 개정을 통해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고, 더 나아가 21세기 장발장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벌금을 내고 떳떳하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장발장 은행이 폐업하는 그 날이 다가왔으면 좋겠습니다.


 

본 글은 에이펙스성형외과의 네이버 블로그 원문(© 저작자)을 라이선스 계약 하에 재구성하여 표시한 콘텐츠입니다.